아팠다.
장염이었다.
수분만 겨우 섭취를 하는데, 어느정도 회복되고 나서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검색해서 찾아간 곳은 초원죽.
광화문 근처에 의외로 죽집이 없고, 본죽을 찾기도 어려웠었다.
내가 검색을 못한건지 본죽이 마케팅을 못한건지...
그래도 다행히 초원죽이라는 곳을 찾아내곤 방문을 했는데, 천편일률적인 본죽만을 다니다가,
이런 죽집을 만나니 오랜만에 제대로 대접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단, 죽이 다양해서 좋았고, 뭔가 메뉴가 정갈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메뉴판.
음료도 파는데 과일즙과 인삼즙이 판다.
신기방기.
아직도 이런데가 남아있다니,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내부 인테리어는 딱 봐도 오래된 곳이라는 생각을 준다.
조명도 노르스름하고, 인테리어도 오래됐고,
서빙하하고 일하시는 분들도 젊은 분들은 아니다.
주문한 죽.
계란노른자를 동동 띄어져 나오는데 그게 참 맛깔나게 보였다.
흰자는 어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노란 계란이 한개씩 올라간 죽이 얼마만인가 싶다.
딱봐도 건강해 보임.
오늘 내가 선택한 죽은 삼계죽이다.
닭고기스프같은 맛에 부드러운 쌀알이 들어가있어서
정말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죽이다.
김가루나 깨소금이 정말 마음에 들고, 노른자가 정말 맛있게 느껴진다.
반찬도 개인접시에 나오는데,
색을 마춘듯 아름답게 나온다.
빨간김치, 우엉조림, 파란색 나물.
그리고 공통 방찬으로
멸치조림, 계란말이, 장조림, 두부조림이 나오는데,
죽집에 이렇게 반찬이 많이 나오는 곳은 또 처음본다.
정말 만족스러운 세팅.
보기만 해도 흐뭇한 비주얼이다.
다 먹고나면 우유와 마를 같이 갈은 쥬스와 입가심을 할수 있는 매실차가 나오는데,
이게 또 좋다.
뭔가 정말 건강해지는 기분과 정성스럽게 대접받는 기분인데,
게다가 유리컵이 정말 옛날스러워서 먹는 내내 옛날집에서 먹던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이런 유리컵 정말 오랜만이다.
죽도 훌륭하고, 반찬도 훌륭하고, 마무리로 나오는 즙과 매실차도 훌륭해서
다먹고 나서 참 만족스럽게 가게앞을 나섰다.
우리가 자리에 일어났을때 이미 가게안은 만석이었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는데,
나도 이 죽집이 있는 건물에서 근무했다면, 종종와서 이렇게 먹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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